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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식님의 명복을 빕니다.
세상살이 |
2007/01/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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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친누나같은 분이 계십니다.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들어가고,
그 이후, 그 친구의 어머니를 친 어머니처럼 의지하며 자주 찾아 뵈었는데,
어머님께서 계시던 곳이 제 친구의 누님댁이었지요..
당시에는 내가 나이도 어려서,
아무런 느낌같은 것도 없이 툭하면 누님댁에 달려가서 자고, 먹고..
갈때마다 항상 따스하게 대해주시던 어머님과 누나..
그 긴 세월동안 한번도 눈치주지 않았던 매형.
친구는 멀리 있어도, 그 가족이 가까이 있어서,
친구가 보고 싶을 때 친구 어머님과 누나를 뵐수 있었습니다.
누나가 딸아이를 낳고, 그 딸아이가 5살인가 되었을 무렵,
누님댁도 매형의 외교관 일때문에 외국으로 가셨었지요..
그거 벌써 20년이 넘은 것같네요..
철이 들고, 산전수전 겪어가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낯이 뜨거워 집니다..
1년여전 불현듯 누나생각이 나서 재미삼아 검색하다가
누나와 매형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마침 둘째아이가 군대에 간다고 해서,
단촐한 식구인데, 아들까지 군대를 가야한다니,
나라도 자주 찾아 뵈면서 조금이라도 예전 철없던 시절의 빚을 갚으려는 생각을 했었죠..
한두번 찾아 뵙곤 그게 끝이었네요...
먹고 살기 바쁘고, 거리가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질 못했는데,
그 인자하시던 매형을 오늘 하늘나라로 보내고 왔습니다.
누나나 조카들, 그리고 미국에서 온 내 친구는 당연히 마음이 아프겠지만,
매형의 적적함을 채워드리려 했던 내 생각을 실천도 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나 한스러워
내 부모님 돌아 가신것처럼 마음이 아팠습니다.
납골당에 모시고 나서 정신을 놓은 조카아이..
예전 둔촌동 주공아파트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태워주며 놀아 줬던 그 꼬마가 이제 30이 넘었다니..
내가 그 아이에게 할수 있는 것은,
내가 먹으려고 가져간 우황청심원 한병뿐이었습니다.
어제 밤, 핸드폰 벨이 울리며 보여지는 '매형' 핸드폰 번호..
매형이 아닌 군에 있는 조카의 목소리..
수술이 잘 되었다고 대신 전화를 했나보다 했다가
부음을 접하고는 나는 바로 자리에 누워 버렸습니다.
...
2시간만에 뼈조각만 남기고 떠나신 매형.
너무 너무 죄송합니다.
지난 1년동안 자주 찾아 뵈면서,
매형의 살아 오신 지혜와 용기를 조금이라도 배웠어야 했는데..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뭐가 그리 큰 일인지
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매형.
이제부터라도 남기고 떠나신 누나와 유진이, 승진이..
자주 찾겠습니다.
오래도록 옆에 계실 줄 알고,,
이제 뵙고 말씀을 나눌수는 없지만,
가끔은 매형생각을 하겠습니다.
철없던 저..
처남의 친구가 눈치없이 밤이고 새벽이고 찾아가도 한번도 찡그린 모습없이 대해 주시던 것이
누구나 그렇게 할수 있는 건지 알았습니다.
천국에 계시면서 편안히 잠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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